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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권유 - 장석주 - 본문

책 소개

고독의 권유 - 장석주 -

타로힐러 2021. 7. 22. 14:27

 장석주 시인은 서른 해가 넘게 도시의 모던과 첨단 문명에 바쁘게 살아오다 바삐 달리기만한 자신에게 휴식 같은 삶을 선물하고자 안성 금광 호숫가에 수졸재라는 집을 짓고 살며 사유한 것들을 책으로 엮어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수졸재에서의 생활에서 느낀, 인생을 대하는 작가의 마음을 담아 단순한 시골의 삶, 느림의 미학에 대한 이야기, 산책, 걷기 등 단순하고 느리고 고요한 삶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끼고 무목적성의 산책을 하며 자신안의 나와 충분한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작가는 우리가 힘든 것은 탐욕때문이라고 한다.

 '과식과 탐욕에서 자유스러운 가난이야말로 진정한 부와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조건이다.'

라고 이야기 한다.

 살아가면서 이 말을 새기고 살면 내게 일어나는 인생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해 본다.

 '없다'는 것을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고 '물질'에서 벗어나 '내면의 부와 풍요'를 채울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머리로 겨우 이해했다고 해도 그것을 받아들여 실천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금방 내게 부족한 것(물질적)이 보이고 또 그것을 남과 비교해 곧바로 좌절감을 경험하는 나약한 나를 자주 발견하게 되니 말이다.

 장석주 시인은 그것을 깨닫고 삶에 적용해 봄으로써 그 풍요한 마음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비록 나는 장석주 시인처럼 전원 속의 삶에 살 수 없다하더라도 물질적 부족을 내적으로 채우는 삶을 꾸준히 노력하고자 마음을 다져본다.

 

 '어디로 가는지 정작 목적지는 잊어버린 채 고속열차를 타는 데만 정신이 홀려 있었던 셈이지요.'

 시인은 내적 성장, 은둔, 고독, 평화로움 등의 정서적 가치를 홀대하고 경제적 가치에 홀린 자신을 얘기한다.

 비단 이 말이 시인만을 지칭하겠는가, 나 또한 행복을 위해 다지는 돈벌이가 어느 순간 행복에 대한 목표는 접어두고 돈벌이 자체에 대한 갈망만 했던 것을......

 '행복'이 목표가 아닌 '많은 돈'이 목표가 되어 있었음을 책을 읽으며 반성해 본다.

 흥청망청 낭비할 수 없는 잉여를 갖지 못하는 것에 따른 불만이고 그 불만이 불행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최근 '미니멀리즘'이 유행처럼 실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많이 가지고 있으면 행복할 줄 알았던 사람들이 오히려 불행해짐을 깨닫고 쌓여가는 물질들 속에 자신의 정체도 사라짐을 느껴 과감히 쓰지 않고 쌓아만 두던 물건들을 버리며 최소 필요한 물건들만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

 나도 좁아져가는 집에 답답함을 느껴 그 삶을 배우고자 몇 권의 책을 읽으며 버리고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면 사지 않는 생활을 했던 적이 있었다.

 정말 책에서처럼 청소시간이 줄어들고 줄어든 만큼 나에게 투자할 시간이 늘면서 내면이 채워지는 느낌을 살짝 경험했었다. 

 저리면서 살 때 투자했던 그 돈이 아깝고 결국 쓰이지 않는 과정을 쓰리게 경험하니 소비도 저절로 줄어 '없으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필요 없으니까 없는 것'으로 사고를 전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비움을 잠시 멈추니 어느 순간 다시 맥시멀이 되어 있었다.

 미니멀을 꾸준히 유지하기엔 실천 기간이 짧았고 결국 방심한 사이 회기 본능을 일으켜 예전에 내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 짧은 '내적 충만함'의 경험은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길이 되었고 덕분에 장석주 시인의 말을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필요한 만큼 있고 과하게 사지 않는 만큼 줄어든 청소시간, 저절로 절약된 돈, 그리고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발전하는 자신을 보며 물질적 부족함이 결국 자신의 내면을 채우고 그것이 건강한 모습으로 확장되어짐을 깨닫게 되었던 지난 시간을 다시 떠올리며 퇴보한 지금이지만 다시 시작해보고자 다짐해 본다.

 '빠름'이 진정한 빠름이 아니다. 어쩜 목표지점을 정확히 찾지 못하고 시작된 빠름은 천천히 걸으며 다진 '느림' 보다 '더  느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덤에 누운 자들도 한 때는 자신이 따뜻한 우주의 중심이라고 확신했으리라. 그것은 얼마나 덧없는 짓인가.'

 시인은 책 뒷부분에 청소년기 본인이 목격한 봄의 상여를 떠올렸다. 삶에 지칠 때 공원묘지를 찾아 거닌다고 했다. 묘지를 거닐고 나면 오히려 삶의 에너지를 얻고 온다는 시인. 죽음이 덧없는데 '사람 자체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라 느꼈다.

 

 '행복에 대해 조금만 관대해진다면 그것은 어디에서나 발견된다. '

행복할 줄 아는 능력.

 '물이 반만 남았다'와 '물이 반이나 남았다'의 차이.

 내게 있는 불행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행복에 가치를 두면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다.

 

 시인은 산골, 속세와 떨어져 있는 곳에 살아서 이 모든 것을 깨달은 것이 아니라 깨달았기 때문에 산 속에서의 삶의 여유와 행복을 느꼈다고 생각한다. 나도 장석주 시인만큼은 아니더라도 내 안의 것들에서 행복한 것만 골라내는 연습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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